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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부산 건설사 열전] ㈜협성건설 김창욱 회장 2016-03-15

▲ ㈜협성건설 김창욱 회장은 "우리 아파트에 살아본 주민들이 입소문을 내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고, 사업이 더 잘 되는 '선순환 구조'의 믿음에서 곧 기업의 이익이 만들어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바람 불 때 노 젓는다. 주택건설업계의 금언이다. 부동산 시장은 흐름이다. 그리고 심리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5~6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오간다. 해서 분위기 좋을 때 물량을 쏟아 붓는다. 물론 바람을 탄다는 건 간단하지 않다. 좋은 땅과 넉넉한 자금, 사업 타이밍을 분석하고 결정하는 결단이 요구된다. 
 


지난해 그 바람이 제대로 불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후 전국 주택거래량이 최대치였다. 부산은 더 뜨거웠다. 주택거래량이 2014년보다 24% 늘었고 아파트 분양권 시가 총액은 7조 5천억 원대. 이는 전국 1위 수준이었다. 부산 주택건설사 대부분이 신바람을 냈다.
 
부산서 최대 공급량 자랑  
"시공평가 100위권 거뜬"  

'튼튼한 집' 건설 철학에  
지난해 매출 4천390억  

"공급 물량 줄이는 대신  
임대주택 수익 다각화"
 

그 속에서도 행보가 두드러졌던 주택건설사가 ㈜협성건설이다. 지난해 선뵌 아파트가 7천 세대. 부산 주택건설사 중 최대 공급량이다. 부산 주택건설업계 쌍두마차인 ㈜동원개발과 ㈜동일 물량을 압도했다. 

"회사를 키울 때라 여겼고 그 생각이 통했다." 협성건설 김창욱 회장 말이다.

지금 협성건설이 진행하는 사업장은 지난해 분양한 8개 단지 외에도 2013년 대구 달서구 월성동 996세대와 2014년 부산 강서구 명지동 1천664세대 등 13개 단지 9천825세대다.

이들 단지는 분양률도 우수하다. 100% 완판 단지가 7곳, 80% 이상 단지가 3곳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발표 즈음에 공급한 대구 달성군 '금호스틸 죽곡'과 경북 경주 '금호스틸 황성', 경북 경산 '금호스틸 경산'이 기대에 못 미치긴 하다. 하지만 불안하기만 하던 시장이 최근 들어 다소 안정을 찾으며 분양률도 올라가는 중이다. 

자연히 매출액은 탄력이 붙었다. 2013년 1천970억 원대였던 게 2014년 2천440억 원대, 2015년 4천390억 원대로 껑충 뛰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올해는 100위권 진입이 거뜬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토건 면허를 취득 후 협성건설이 신고한 실적은 전국 165위권이었다.

업계에선 놀라는 눈치다. 그간의 협성건설 움직임과 달라서다. 1989년 창립한 뒤 협성건설은 사실 뚜벅이 걸음을 해왔다. 한 해 물량이 많아야 1천500세대 안팎이었다. 분수만큼 일하는 내실 경영에 방점을 뒀다. "많이 번다고 다 제 것이 아니다. 한계를 넘어선 물욕은 흥청망청으로 이어진다." 김 회장의 평생 철칙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다. 

그랬던 협성건설이 요 2년 새 공격적으로 나선 데는 시장 분석에 따른 결정이기도 했지만 김청룡 대표가 한몫했다. 김 대표는 2014년부터 본격적인 CEO(최고경영자) 수업을 받고 있는 김 회장 아들이다. 여기에 자체 브랜드인 '금호스틸'는 또 다른 발판이 됐다. 2013년 탄생한 '금호스틸'는 인간(human)과 숲(forest) 조합어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 협성건설이 지향하는 집이다.

"입지? 당연히 집 선택 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그걸로는 안 된다. '하자 없는 집'이어야 한다." 하자는 누수와 방열이다. 물 안 새고 따뜻한 집이 좋은 집이다. 시공 품이 더 들고 비용이 늘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업 이익은 거기서 비롯한다는 게 김 회장 생각이다. 살아 본 주민이 입소문을 내서 브랜드 이미지 올라가고 사업 잘 되니 튼튼한 집 내놓는 선순환에 대한 믿음이다. 현장에 성의껏 일하라고 누차 주문하는 게 그 연장선상이다. 

협성건설은 현재 수익모델 다각화를 계획 중이다. 우선 임대주택 사업이다. 주거 문화가 소유에서 거주로 바뀌고 정부 정책 기조도 임대 쪽으로 기울어서다. 해외 진출도 꿈꾼다. 국내 주택 시장은 조만간 한계점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협성건설이 매입한 땅에 대형마트를 유치하는 일도 기획하고 있다.

대신 올해 주택 공급은 대폭 줄였다. 경북 경주 '금호스틸 용황 2차분' 830세대와 부산 서구 암남동 '금호스틸 암남' 등 4개 단지 2천280세대다. 위축된 주택 경기를 감안한 조치다. 바람 거스르지 않고 순리대로 시장을 대하는 협성건설의 자세이기도 하다. 

"집은 사람이 짓는다." 김 회장은 대기업 출신의 적당주의자보다 경력 없어도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선호한다. 그래야 주인의식이 나와서다. 그런 직원에겐 다른 주택건설사에 비해 조금이나마 나은 연봉을 주려 노력한다 했다. "코스모스는 씨 앉은 자리마다 천양지차다. 어떤 건 기름진 땅에, 어떤 건 길섶에, 어떤 건 하천에 씨가 떨어진다. 꽃 피는 가을, 앙상하게 말라 볼품없는 꽃이 있는 반면, 하늘하늘 꽃빛 뽐내는 녀석도 있다. 땅이란 게 그렇게 만든다. 직원들에게 협성개발은 영양 가득한 땅이고 싶다."

김 회장 말에는 겉치레가 없다. 대체로 신중하다. '말은 겸손하게, 행동은 조심스럽게.' 업력 28년의 70대 중반 주택건설인의 답변은 늘 '내가'가 아니라 '제가'로 운을 뗐다.

글·사진=임태섭 기자 tslim@busan.com